[공판] “원고(호사카 유지)가 밝힌 독도 관련 명예훼손 금지범위, 여전히 불분명”
김승현 기자 승인 2021.03.29 13:49
29일 서울동부지방법원, 피고(정태상 박사) 참석한 가운데 2차 변론준비기일 속행
재판부 “제삼자가 보더라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금지행위 범위 구체화해야”
독도 역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나선 호사카 유지(원고, 세종대 교수)와 정태상 박사(피고, 전 인하대 연구교수)의 두 번째 민사재판이 원고의 청구취지가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재판부의 지적으로 인해 오는 6월 다시 다투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9일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3민사부는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학술적으로 일본에 편향된 역사 왜곡을 했는지 아닌지를 다투고자 했지만, 여전히 원고가 주장한 독도 관련 명예훼손 금지행위의 범위가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이를 변경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원고 측은 피고 정태상 박사가 강연이나 강의, 세미나, 학술포럼 등 다수의 인사가 소집된 공적 장소에서 한 발언을 언론매체 기사나, SNS에 기재하며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 측은 원고의 명예를 훼손했거나 모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청구취지에서 그러한 위반행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며 “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언급했고, 어떤 행위를 금지한다는 부분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지적했다.
이에 원고 측은 △원고를 지칭해 역사적 사실관계를 왜곡‧날조했다고 밝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역사적 사실 주장, 논문 주장 등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 △원고를 지칭해 일본 측에 편향된 연구 활동을 했다는 표현 △원고를 지칭해 일본 측, 일본 우익, 왜구, 왜인, 이중간첩이라는 모욕적 표현을 금지하는 청구취지 변경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갈등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당사자들은 독도 관련 명예훼손 문제의 범위를 명확하게 이해하지만, 제삼자가 보기에는 이들이 어떤 내용을 다투고 무엇을 금지하려고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논의 편의를 위해 원고 측에서 제출했던 이전의 준비성명을 살펴보면 ‘17년 6월과 9월 피고가 원고를 지칭해 일본의 독도 관련 주장을 옹호했다는 등의 내용이 명확하고 상세하게 적혀있다”며 “원고가 피고에게 특정 행위(독도 관련 명예훼손)를 금지하는 이번 청구취지에도 기본적으로 과거에 피고가 어떠한 행위를 했고, 그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나아가 이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고 측은 청구취지 2항에서 피고가 강연이나 강의, 토론회와 세미나, 언론매체 등에서 발언한 내용을 카메라 등으로 촬영해 동영상 플랫폼에 전송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했지만, ‘등’이라는 표현은 불확정 개념으로서 이를 특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밖에도 “기존에 제출한 서면은 지나치세 상세하거나 쟁점이 되지 않는 부분들도 감정적인 부분으로 인해 진실공방을 요하는 부분이 있다”며 “재판부에서 검토는 하겠지만 원고 측에서는 법률적으로 유의미한 부분을 추려 쟁점이 흐려지지 않도록 하고, 피고의 어떤 표현이 불법행위인지를 정해야 피고 측에서도 반박하기에 용이하고 재판부도 불법행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학자로서 원고와 피고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겠지만, 가능한 법률대리인이 법률적 용어로 정리토록 하고 재판부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원고 측에 4주의 시간을 드릴 것”이라며 “명예훼손의 구체적 행위와 표현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피고 측도 4주의 시간 동안 이를 보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이후 6월 14일 다시 한번 변론준비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김승현 기자 shppy0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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