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아베 만나는 광폭 행보
尹도 전향적인 관계개선 의지
조기 정상회담 기대감 한편엔
과거사·수출제한 난제 수두룩
외교청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
외교부, 일본공사 초치해 항의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하며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외교가에서는 지난 5년간 한일 간에 쌓인 난제를 하루아침에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한일 관계 개선의 첫 단추로 한일 정상회담 조기 개최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때도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방한해 국회광장에서 취임식에 참석한 후 바로 청와대로 이동해 이 대통령과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외무상 시절인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아소 다로 부총리와 함께 참석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부터 당선되면 한일 관계를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만들 것이라며 미래지향적 관계 복원을 약속한 바 있어 정상급이 직접 만나 소통하면서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기시다 총리,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한 전·현직 일본 정상들과 상견례를 하고 한일 관계 회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는 미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지난 5년 동안 한일 간에 쌓인 난제를 고려하면 정상회담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한일 간에는 과거사 문제로 대변되는 위안부·강제 징용 문제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제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수출 제한 등 경제 문제도 상당하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시도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방일을 이틀 앞둔 22일에는 일본 정부가 또다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 정책협의대표단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기시다 총리 내각의 첫 외교청서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으며 한일 관계와 관련해 '징용·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두고 일본이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방침을 유지했다.
특히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은 2018년 외교청서에 처음 등장한 이후 5년째 유지됐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에서 "정부는 일본 정부가 22일 발표한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전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이에 대해 "(일본이) 과거 역사를 직시하면서 진정한 반성, 겸허한 성찰의 자세를 보여줘야 한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한예경 기자 / 도쿄 = 김규식 특파원
출처 : 매일경제(www.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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