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공간에 대해 국가주권 투사가 가능하다는 논리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의해 주창되었다. 이들 국가는 15~16세기 선발 해양열강들로 '폐쇄해(바다)' 논리를 앞세우며 맹위를 떨쳤다.

정문수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소장

반면 후발 열강이었던 네덜란드와 잉글랜드는 바다 공간에 대한 국가주권 투사를 최대한 억제했다. 대표적인 논리가 17~18세기 유행한 '자유해(바다)' 담론이다. 20세기 중반까지 바다 공간은 연안어업과 해상교통로의 관점에서 주목받았다. 바다에 대한 국가주권 투사를 3해리로 국한함으로써 사실상 '자유해' 담론이 관철된 것이다.

그런데 20세기 중반부터 바다 밑 광물과 에너지자원, 원양어업자원이 중시되면서 1982년의 국제해양법 체제가 성립됐다. 즉 12해리 영해, 12해리 전관수역,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이다. 바다 공간에 대한 국가주권 투사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와 같은 변화 과정은 바다에 대한 '과학적 발견'이 핵심요소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심해 열수구에서 기원했고 △화산과 지진은 대륙과 해저지각의 이동과 충돌로 발생하며 △대양의 진동이 지구상의 날씨를 결정하고 △바닷길을 통해 종(種)의 교환이 가능했고 지구화가 가속 △바다와 인간의 관계가 역전되었다는 것 등은 최근까지 밝혀진 성과다.

독도는 바다에 대한 과학적인 발견과 바다 공간을 둘러싼 담론의 추이 속에서 인식되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근대적 민족적 한일 양국 관점의 프레임에 갇혀 교육한 게 사실이다.

제2차세계대전이 파시즘 대 반파시즘 연합국가 사이의 전쟁이었다면, 전후의 냉전은 승전국인 반파시즘 연합국인 미국과 소련의 대립으로 형성됐다.

1948년 6월 8일 미군의 독도 폭격과 한국전쟁 중에 체결된 1951년 9월의 샌프란시스코협약은 독도 문제가 한일의 문제를 넘어 냉전이라는 국제질서 속에서 다루어졌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태평양이 형성된 것은 7억5000만년 전이며, 독도는 약 460만년 전부터 250만년 사이에 수심 2000미터의 해저에서 발생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울릉도 및 제주도에 비해 200만~300만년 앞서 생겼다.

독도에는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암석은 물론 그 후 새로 생긴 암석도 존재한다. 독도와 주변에는 200여종의 어류와 6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니 화산암 및 살아있는 생태계 연구의 보고이다.

독도 인근의 해저에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 인산염암, 해양심층수 등 자원이 산재해있다. 이런 맥락에서 독도는 해양자원과 관련된 경제적 측면, 해양생태와 해양영토 담론과 관련된 학술적 측면,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7월 5일에서 8일까지 진행된 '독도체험학습단'의 성과가 3편의 동영상(1편: 미공군의 '독도 폭격', 2편: 해양 미래의 상징 '독도', 3편: 독도교과서 없는 '한국')으로 제작되었다.

광복절 76주년에 맞춰 유튜브에 탑재되었다. 기존의 독도 교육이 한일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근대적 담론을 강조했다면, 이번 독도체험학습은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창조적 해석을 통해 독도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다.

학생들과 전문가들이 바다에 대한 과학적 발견과 바다 공간에 대한 21세기 담론을 반영한 독도 체험과 이해, 그리고 교육의 새로운 항법과 항로를 선보인 것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