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과거사에 대한 도발이 도를 넘고 있다. 일본은 어제 매년 발간하는 방위백서에 “일본 고유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의 영토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고 했다. 2005년 이후 17년째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일본은 과거 조선인 등의 강제 노역사의 한이 서려 있는 군함도를 201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때 약속한 ‘강제 노동’ 사실을 알리지 않아 엊그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일본의 독도 도발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문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도발 강도가 세진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문부과학성은 일본의 고교 1학년이 사용할 사회과 교과서 30종 전체에 독도영유권 주장을 담은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켰다. 앞서 2017년엔 초·중학교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했다. 이뿐이 아니다. 얼마 전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가 홈페이지에 성화 봉송로를 그린 지도 위에 미세한 점을 찍어 독도를 일본 땅인 것처럼 표시했고, 우리의 합참 격인 통합막료감부가 영어와 프랑스어로 된 2분20초짜리 ‘다케시마 동영상’을 SNS에 올려 국제사회의 논란을 자초했다. 모두가 치밀하게 계산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일본은 1905년 2월 시마네현 고시를 독도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시마네현이 고시라는 행정 절차로 독도를 편입했을 때는 일본이 한국의 주권을 빼앗았을 때다. 독도가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한국 영토라는 근거는 수두룩하다. 한국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점만 놓고 봐도 독도는 결코 일본 땅이 될 수 없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일본의 의도는 독도를 분쟁지역화해서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로 끌고 가려는 것이다.

의례적으로 주한일본대사관 국방무관을 초치해 항의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연례행사처럼 된 일본의 망동은 우리의 대일외교 전략부재 탓도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고 했다. 지금 한·일관계는 위안부 피해·강제동원 판결, 반도체 소재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의 문제로 역대 최악이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총리 간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 이러한 엄중한 시기에 일본이 한·일관계를 파탄 내겠다는 심사가 아니라면 독도·과거사 도발은 당장 멈춰야 한다.